리사 르 에스프레 소바 Leesar coffee
약수동 시장 골목
약수동 시장 골목은 꽤나 운치 있는 곳입니다.
예전부터 즐겨 찾던 순댓국집이 이곳 시장 초입에 있었는데. 항상 사람으로 인산인해라서 순댓국 한 그릇 먹겠다고 긴 시간 기다려서 없는 자리에 옆사람과 합석해서 한 그릇 먹고 가곤 했었습니다.
사실 순댓국이 추운 겨울 뜨끈하게 뚝배기에 담겨 급하게 먹으면 늘 입천장이 디이곤 했는데 이곳 순댓국은 항상 토염을 해서 밥을 말아주시고 국물도 먹기 좋게 따뜻한 온도라서 정말 금세 먹곤 했습니다.
Better than espresso
그런 추억과 먹거리가 가득한 이 시장 구석에 이런 품격 있는 에스프레소 바가 있을 리라곤 최근에 알았습니다. 정말 간판도 제대로 없고 시장 분위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은 메뉴인데 어떻게 사람들이 알고 찾아오는지 정말 사람들이 줄지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곳에는 편히 앉을자리조차 없는 굉장히 협소한 장소입니다. 오직 커피를 마실수 있는 곳은 바리스타 앞에 놓인 긴 바 테이블뿐이다. 그럼에도 그 틈에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 자그마한 에스프레소 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나 역시 한편에 서서 한잔 기울입니다.
보통 커피를 마시는 시간, 특히나 셀러리맨들이 자주 모이는 시간은 점심시간 식사를 마치고, 테이크아웃 한잔하는 게 일반적일 텐데, 이곳은 그런 시간과 상관없이 인스타를 통해 찾아오는 건지, 소문 듣고 사람들이 모여서 에스프레소 한잔을 주문하는 것 같다.
카페 휴무일은 토요일 일요일
정말 부러운 것이 이런 카페가 아닐까 싶다. 보통 커피숍을 하는 사장님들은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고 한잔이라도 더 팔려고 노력하실 텐데, 여기는 평일 오후 3시면 딱 마무리하고, 주말도 토요일, 일요일 다 쉰다. 나도 이런 가게 하나 하고 싶어 진다.
다양한 에스프레소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타벅스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진정한 에스프레소의 맛을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이태리를 여행해봤지만, 정말 물보다도 많이 마시는 에스프레소를 이태리 사람들은 그 쓴 커피를 잘 마신다. 그런 정통을 이곳 한국에서 이 리사 르 커피가 맥을 잇는 것만 같다.
이 좁은 주방에는 에스프레소 잔들과 스푼들이 즐비하게 놓여있다. 이런 회전율이라면, 아무리 2천 원짜리 에스프레소라도 금세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만 같다.
나도 오늘 이곳에서 한잔 시켜봅니다. 여러분도 우연히 이곳을 지난다면, 한잔 마시면서 카페인 충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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