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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코로나 확진자 격리시설 생활기

by 욱시무스 2021.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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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격리시설 생활기

 

난 살면서 로또 한번 당첨된 적이 없고, 학창시설이나 사회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다거나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던 거 같아.

그런데...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겨울만 되면 항상 있는 일, "코감기" . 올해도 변함없구나 생각했다.

코감기에 콧물, 기침 약간, 약간 미열. 늘 있는 감기 증상일 것이다.

그렇게 병원 가서 치료받고 처방받은 약을 먹고, 감기 증세도 완화되어 갈 때쯤.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래도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한번 받기로 한다.

설마 나에게 양성반응이? 그런 일은 없을 거라 확신하고, 남들도 의례 한 번씩 받고, 자신의 건강검진 정도 한다고 생각하는 기분으로 회사 근처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말로만 듣던 "드라이브 쓰루" , 요새 확진자가 많아져서, 의외로 검진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차를 타고 기다리면서 1시간 정도? 기다리고 의료진분들이 막대기로 내 왼쪽 콧구멍을 쑤신다.

기분이 참 별로 였지만, 그래도 이걸로 내가 건강하다는 걸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다음날.... 두둥!!

검사소에서 했던 얘기가 음성이면, 문자로 통보가 갈 것이고, 양성이면 전화가 갈 거라는 얘기였다.

근데.. 아침에 이를 모를 번호로 전화가 왔고, 이거 설마? 싶었다.

" ***씨죠?, 보건소입니다. 어제 검사받으셨죠?.. 양성반응이 나왔네요.."

하늘이 무너진다.

그리고 성급히 가방을 챙기고 오롯이 나만의 공간, 차속으로 들어간다.

공포가 밀려온다. 이런 일은 정말 누가 경험해 보겠는가. 말로만 듣던 그 코로나 확진자가 나라니...

메일 올라는 가는 확진자 숫자에 내가 당당히 하나를 채우게 될 줄이야.

입이 마르고, 숨이 가빠온다. 그리고 다시 오는 전화.

"댁으로 들어가시고, 역학조사를 위해 다니시는 회사와, 오늘 어제 동선을 알려다는 얘기다"

집에 들어가서 와이프에게 모든 사실을 알리고, 난 방하나에 들어가서 혼자 격리한다.

보건소에서 오는 연락을 받으며 수시로, 상황을 알려준다

역학조사는 차후, 심층적으로 들어오는데, 최근 증상을 보인 시기와 그를 기준으로 2일 전까지 어디 어디를 갔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난 한편 아내가 걱정되었다. 그리고 회사 동료들...

아내는 나랑 같이 있었으니, 가장 위험할 텐데. 근데 우리 아내, 우리 마누라, 긍정의 화신, 너무 밝고, 명랑하게

자신은 음성일 것임을 확신한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이런 고통은 나하나로 끝나길...

양성 판정 당일 , 오후 2시쯤 날 격리시설로 보낼 거라 했지만, 연락은 계속 오지 않고, 다음날 아침이 돼서야.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고, 양성 판정 다음날 오후에 승합차가 와서 나를 격리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한다고 한다.



쓰레기는 반드시 이곳에 넣어서 패기
격리시설 음식들

"난 이제 가면 얼마나 격리되는 거지?" , " 난 이제 못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ㅠㅠ"

오만 잡생각이 있었지만, 막상 격리시설로 이송된 다른 블로그들이 자신의 경험들을 올려놓은 글들이 많았다.

보통 10일~2주 사이로 옷가지와 수건 등 가져가고, 가져간 것들은 모두 소각되기 때문에 버릴 것들만 가지고 가라는 확진 선배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이송전 짐을 챙겨보았다.

하지만, 회사 업무도 격리 중 해야 할 상황이니 노트북은 정중히 보건소에 연락해서 가져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원칙적으로는 가져가신 물 건들은 보통 소각하는데, 정 그러시다면, 노트북은 챙겨가시고, 가져오실 때 소독해서 가져가는 걸로 하시지요"

그렇게 이송차량을 타고 집 근처 격리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한다.

난 무슨 보건소 근처에 격리시설을 만드는 건 줄 알았는데... 항상 집 주변에 보던, 모텔급 호텔을 을 통으로 격리시설로 사용하고 이었다.

이송차에 내리고, 시설요원이 완전 방역 복장을 하시고, 무전기로 " ***님 입소하십니다" 한다.

내 이름과 주민번호를 확인하고, 문을 열고, 통로를 지나니, 관리요원분이 또 내 이름과 주민번호를 확인하고,

식사 배급 시간과, 쓰레기 배출 시간 등을 설명해주고, 옆에 구비된 방역용품을 가지고, 격리동 몇 호로 키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들어가란다.

사전에 본 확진자 선배들이 2인 1실을 쓴다는 내용을 봤는데, 1인 1실이고, 호텔 내부라서 그런지 시설은 매우 훌륭한 거 같다.

이쯤 되어보니, 정말 내가 확진자라는 게 실감된다. 사실 격리돼있으면 얼마나 불편할까. 여기서 얼마나 있어야 되나 난 이게 어떻게 되는 거지, 회사는 어찌 되는 거지...

이런 걱정들이 싸~악 사라지고, 에잇. 여기서 좀 쉬었다 가야겠다.. 생각이 든다.

여기 생활은 괜찮다.. 아침 8시, 정오 12시, 그리고 오후 6시 되면, 식사를 문 앞에 놓아주고,

쓰레기는 오후 1시 30분에 정해준 쓰레기봉투, (바이오하자드 마크가 무시무시하게 그려진 봉투)에 담은 후 종이 박스에 다시 밀봉해서 문 앞에 놔두면 된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편히 쉬다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곳 생활을 즐기기로 한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는 거지 머!!!"

 

 

맘 편히 가지고, 이참에 잠시 쉬어 가보기로 했다. 

 

 

센터에서 준 격리동안 생필품

그래도 부족하지 않게 식사도 잘 주시고 일하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한마음을 가진다.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이런곳에 다시는 오지 않게 항상 마스크 쓰고, 거리두기 유지하면서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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